2. 기획의도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쿠팡배달원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기동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그들도 가지 못하는 곳이 있을까? 갇혀서 나오지 못하는 곳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마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으면서도 꿈 앞에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주춤거리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는 민수와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꿈을 찾아 미로 속을 달리는 수많은 민수 중의 한 사람이다.
민수같은 우리들에게 ,
삶은 미로에 갇힌 것처럼 복잡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이리저리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누군가는 바라봐주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실제로 카메라 한 대만 들고 배우와 함께 영등포 일대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도 사먹고 카페에 들어가 인생 이야기도 들으며 며칠을 보냈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스토리와 배우, 카메라만 가지고 바로 직진한다'는 거친 느낌과
마음 이끄는대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의 도전정신이 가장 크게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방식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크게 느낀다.
더불어, 이제 막 뭔가를 시작하려고 하지만 세상살이에 서툰 그들은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볼까 상상하며
일상 속 미로와 거꾸로 가는 사람들과 같은 시각적 창의성을 덧붙였다.
영화 중간에 불쑥 들어가는 '나는 민수가 좋다'라는 문구도 미로에 갇힌 쿠팡맨같은 청년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감독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