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기획의도
서울은 시대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조선 초기 한양은 권력과 문화의 중심이었고, 이후 시민들의 생활과 상업 활동이 더해지며 계획된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근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변화와 근대화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에는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이처럼 서울은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이 축적된 장소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본 작품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시간의 깊이 속에서 새롭게 바라보도록 기획했습니다. 19세기 김정호의 〈수선전도〉를 바탕으로 도시의 산세·궁궐·하천을 배경에 배치하고, 그 위에 현대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겹쳐 표현했습니다. 전통 도시의 질서와 현대적 네트워크가 하나의 화면에서 교차하도록 구성하여,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이 시각적 중첩을 통해 관람자는 과거와 현재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있음을 체감할 수 있으며, 사라지지 않고 전승된 공간과 문화가 오늘날의 삶 속에서도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품은 서울의 공간적 변화와 시간적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관람자가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서울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유도합니다.
3. 설명
조선 후기 김정호의 〈수선전도〉와 현대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겹쳐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수선전도〉는 한양의 궁궐, 하천, 산세, 성곽 등 도시 구조와 지리를 담아낸 대표적 고지도이며, 지하철 노선도는 오늘날 서울의 생활과 이동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현대적 지도입니다.
〈수선전도〉의 산과 물길, 성곽, 대문과 건물 위치를 그대로 살리고, 그 위에 현대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겹쳐 시민들의 이동과 일상을 나타내는 현대적 네트워크를 표현했습니다. 작품 상단의 “建首善自京師始(건수선자경사시)”는 《사기(史記)》 <유림열전(儒林列傳)>에 나오는 으뜸가는 선(善)을 세우는 것은 경사(京師: 서울)에서 시작한다는 뜻으로, 서울이 정치·문화·교육의 중심이자 이상적 가치가 시작되는 도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한지 위에 붓으로 묘사한 질감을 활용하여, 도시의 과거와 현재가 한 화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관람자는 이를 통해 서울의 시간과 역사, 공간적 변화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으며, 작품 자체가 서울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