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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서울

  • 작가 : 이창현
1. 제목
  • 메이드 인 서울
2. 기획의도
한가한 주말, 한강공원에 산책을 가 사람들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와 피크닉을 하는 한 가족, 러닝을 하는 듯한 사람들의 무리, 노란색 후드를 입고 쉬고 있는 풍채 좋은 흑인 아저씨, 회사 사원증을 걸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아저씨까지, 이 모든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여의도 한강에 존재했습니다.
그들은 서울의 공기를 계속해서 마셨고, 서울의 삶의 방식에 익숙한 듯 길을 거닐었습니다.

그들은 서울의 공기를 마시며, 서울의 삶의 리듬에 익숙한 듯 길 위를 걸었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에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메이드 인 서울(Made in Seoul)’이었습니다.

‘메이드 인 …’이라는 말은 어떤 제작물의 출처와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붙는 표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말을 들으면 우리는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그곳의 거리와 사람, 문화까지 상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과 개인의 기억따위가 결합되어 일본의 상품은 어떨것이다 결정짓는 겁니다.

저는 이 표현을 사람에게도 적용해 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타고난 고유성과 그가 살아온 환경이 함께 만들어 냅니다. 인종, 출신지, 나이처럼 변하지 않는 특성과, 누구를 만나고 어떤 언어권에서 자라며 어떤 도시의 공기를 마셨는지가 합쳐져 한 사람을 빚어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서울에서 만들어진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요?
서울의 숨결을 들이마시며 이 도시에 물들어 살아가는 사람들. 각자의 고유성을 지닌 채 이곳에 스며들어 결국 ‘서울화’되어 가는 사람들. 저는 바로 그런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3. 설명
화면 속에는 서울 시민들이 정면을 향해 서 있습니다. 그들 위로는 ‘MADE IN SEOUL’이라는 텍스트가 떠 있으며, 이는 이들이 모두 서울이라는 도시가 빚어낸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제로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들로, 각자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 민기(16세): 마포구 거주. 중학생으로, 방과 후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즐긴다. 장난꾸러기 같은 인상이지만 실제로는 차분하고 성실하다.

개발자 테드(32세): 여의도 거주. 핀테크 기업 개발자. 과거 한국인 여자친구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익숙하다. 요즘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몰두 중이다.

대학생 잭(25세): 연남동 거주. 한국 대학에 재학 중이며 최근 체중이 늘어 운동을 시작했다. 망원시장을 자주 찾는다.

하리(5세): 가족과 함께 한강에서 피크닉을 즐기기를 좋아하는 막내. 먹는 것을 좋아해 늘 입에 묻히고 다닌다. 내년에 유치원에 가야 하지만 아직 가기 싫어한다.

복서 꿈나무 준수(21세): 무하마드 알리를 존경하며 복싱 선수를 꿈꾼다. 매일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한다. 피부는 햇볕에 많이 그을렸지만 원래는 하얀 편. 운동 전에는 커피를 즐겨 마신다.

대학생 고은(23세): 주말을 맞아 한옥마을을 찾았다. 광화문 일대를 거닐며 처음으로 한복을 입었는데, 생각보다 편안하다고 느낀다.

인턴 하림(24세): 판교 IT기업의 디자이너 인턴. 테닝한 듯한 건강미 넘치는 피부가 매력이다, 러닝과 헬스를 즐기며, 태평한 성격 덕에 큰 걱정 없이 지낸다.

이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서울에 모여 관계를 쌓고, 문화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만들어진 사람’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