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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잠룡도>

  • 작가 : 김민지
1. 제목
  • <한강잠룡도>
2. 기획의도
서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최첨단의 도시로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래된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저는 그 틈에서 드러나는 서울만의 서사를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한강과 잠실대교라는 서울의 일상적 풍경에서 출발했습니다. 거대한 교각들이 늘어선 한강을 바라볼 때, 저는 그 거대한 구조물에서 고대 신전 같은 위엄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곳 교각 아래 잠룡이 숨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신화적인 상상이 겹쳐졌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와 시간이 중첩된 서울의 교각 풍경에 한국적 상징인 용과 여의주를 결합해, 도시의 현재와 전통적 상상력이 만나는 장면을 시각화하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다층적인 정체성과 상상의 가능성을 찾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은 현실의 공간인 동시에 개인의 기억과 신화, 문화적 상징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장입니다.
일상의 공간 속에서 새로운 상상과 발견을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3. 설명
이 작업은 한강에서 직접 촬영한 잠실대교 기둥 사진을 기반으로 디지털 콜라주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결합한 2D 아트웍입니다. 사진 속 다리 기둥들은 단순한 구조물이지만, 제게는 거대한 기둥이 강의 저편을 향해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고대의 신전의 기둥처럼 장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느껴졌습니다. 이 감각을 작업의 출발점 삼아서, 한강대교를 유쾌한 신화적 상상의 무대로 확장시키고자 했습니다.

작품 속에는 교각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민 수룡이 등장합니다. 수룡은 한강 속에 빠진 여의주를 찾아 올라왔거나, 혹은 원래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현대적이고 일상적 풍경인 교각과 신화적 존재인 수룡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낯설고도 독특한 이미지를 실현시키고자 했습니다. 용의 외형은 ‘문화포털’에서 제공되는 전통 문양 ‘귀막새’ 실사 이미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한국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 스며들도록 작업 했습니다.

저는 이 작업을 통해 서울을 ‘이야기 놀이터’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풍경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때 전혀 새로운 서사가 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강은 서울의 상징적 장소이자 수많은 개인적 기억이 얽힌 공간입니다. 여기에 신화적 상징을 개입시킴으로써, 일상적 풍경을 낯설게 재구성하고 서울이라는 도시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가 늘 스쳐 지나가는 한강 교각 아래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를 잠룡을 상상하는 순간, 서울은 더 이상 단조로운 도시가 아니게 됩니다. 단순한 일상적 배경이 아니라 무궁한 상상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강잠룡도>는 바로 그 우연한 마주침, 현실 속에 숨어 있던 상상의 틈을 포착한 장면입니다. 관객이 이 작품을 마주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하고 서울의 풍경을 다른 시선으로 경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