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기획의도
을사년(푸른 뱀의 해)을 서서히 정리하고 병오년(붉은 말의 해)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시점인 연말의 시기를 고려해, 시간의 경계성과 해를 상징하는 존재의 교체에 따라 변하는 기운 및 상상 이미지 변화에 주목했다.
도심의 어둠 속에서 솟구치는 푸른 뱀의 궤적 위로 한 해 동안의 기억과 감정이 꽃으로 피어난다. 그 꽃과 함께 떠오른 뱀의 구슬이자 푸른 달은 새해의 붉은 꽃잎으로 따스히 감싸지고, 병오년의 상징인 붉은 말로 변화해 도시를 질주한다.
지나온 시간의 감상과 다가올 희망이 이어지는 풍경을 신화적, 문화적 상징성과 함께 시각적으로 구성하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말이 되면 찾아오는 아쉬움, 회고, 다짐, 기대 같은 감정들을 전통 신화의 상징과 시적 이미지로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3. 시놉시스
<사마몽(蛇馬夢)>은 육십갑자의 신화적 상징을 토대로, 을사년(푸른 뱀의 해)에서 병오년(붉은 말의 해)으로 넘어가는 찰나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그려낸 미디어아트 영상이다.
서울의 도심,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 위로 푸른 뱀이 유영하듯 솟아오른다. 뱀이 지나간 궤적에 따라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한 해를 지나며 피어난 아름다웠던 기억과 감정들이 시각화 된 형상이다.
하늘이 파도처럼 갈라지며 중앙에 떠오른 푸른 구슬은 점차 붉은 꽃으로 피어나 새해의 새로운 기운을 채우고 붉은 말의 형상으로 모핑 된다. 말은 서울 도심을 질주하며 새로운 해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불어넣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말과 뱀이 함께 화면 속에서 튀어나오듯 연출되며 상징과 감정이 극대화된 순간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수직 상승, 개화, 모핑, 질주,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고 관람자는 그 안에서 올해의 회고와 새해의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저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을 넘어서 감정이 꽃피는 신화적 전이의 장면이자 도시 속에서 문득 마주하는 환상적인 시적 체험을 만들고자 했다.